![]() | 넛지 - ![]() 리처드 H. 탈러, 카스 R. 선스타인 지음, 안진환 옮김, 최정규 해제/리더스북 |
사실 넛지는 그렇게 재미있게 읽지 못했다. 이 책에서 말하는 포인트나 관점 자체는 정말 내가 좋아하는 것이다. 사람들의 태스크를 단순하게 바라보고 분석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그에 대한 올바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어플 설계할 때, default option 과 초기 화면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석사에 가서 HCI 에 대한 공부를 하기 전, 와이프님의 지도교수님께서 05년도 수업시간에 Task Design 이라는 그럴싸한 단어를 꺼내서 설명하실 때 부터 끌렸던 것 같다.
그렇게 좋아하는 관점을 이 책에서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베스트셀러 넛지가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는 책을 읽고 나서 "그래서 어쩌라고?" 라는 말을 자아내도록 하기 때문이다. 케이스는 여러 가지이지만, 사실 속을 들여다보면 비슷한 케이스들이 잔뜩이다. 연금에 대해서 설명한 부분, 모기지에 대해서 설명한 부분, 이 모두 사람들의 게으름때문에 생기는 문제이며, 이 케이스들을 좀 더 깔끔하게 설명하면서 넛지를 가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해결책을 좀 더 많이 제시했으면 어땠을까? 여러 분야의 넛지를 소개할 것이 아니라, 넛지를 분류하고 그것들이 어떻게 사람들을 다르게 만드는지, 어떤 상황에 어떤 종류의 넛지를 써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 책에서 언급했다면 책에 ★★★★★★★ 를 줬을 것이다.
책에 대해서 소개하면, 일단 생소한 단어인 넛지는 '슬쩍 옆구리 찌르기'라는 뜻이란다. 남자용 소변기에 검정색 파리를 그려서 사람들이 변기 가운데를 맞추도록 유도하고, 그때문에 변기 밖으로 튀는 소변의 양이 80%나 감소한 것. 아주 작은 변화를 통해서 사람들의 행동을 유도하고 긍정적인 결과로 유도하는 것을 넛지라고 할 수 있다.
연금저축, 주식투자와 같은 쪽에 책의 중반 챕터 두개를 쓰며 사람들의 게으름을 소개하고 있다. 최근에 우리나라에도 회사에서 퇴직금을 퇴직 연금으로 전환하여 펀드로 가입하고 그 펀드를 자신들이 바꿀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제도를 택한 미국에서는 사람들이 그걸 바꾸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한다. 또한 처음 고를 때, 장기 투자할 경우, 채권과 같은 것들이 별 의미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안정적인 채권과 위험성이 높은 주식 50 : 50 으로 투자를 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인간이 최적의 합리적인 결정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많은 책을 통해서 봤을 것이다. 인간은 제한된 정보를 받아들이고, 그 정보를 모두 봤을지라도 편견이나 자신이 치우친 시각에 따라서 최선의 아닌 결정을 종종한다. 여기서 사람들이 멍청한 일을 하는 것도 마치 그런 것 같지만 금융과 관련한 사람들의 행동은 합리적인 행동을 못한다기 보다는 귀찮음 + 시스템적으로 제대로 된 정보를 받지 못함 이 강하다. 연금이 정말 중요한 것임을 알고 있지만, 귀찮음 때문에 정기적으로 그것을 확인하고 다시 재설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는 것.
은행에 가서 펀드를 고를 때, 다들 겪어 봤을 것이다. 은행들은 펀드를 소개하면서 정말 많은 정보들이 제공한다. 물론 숫자로 구성된. 투자하는 사람들에게게 중요한건 단기 수익률보다는 해당 펀드가 어떤 분야에 주로 투자하고 있으며, 해당 분야가 어떤 흐름을 타고 있는지이며, 수익률보다는 펀드 규모, 운용 기간이 중요하다 (이렇게 나는 펀드매니저한테 배웠다만).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건, 보통 수익률로 소팅하고 자기네랑 관계있는 펀드를 추천 펀드로 제공하는 것 정도이다.
이 책에서 배운 것처럼 은행 사이트에 넛지를 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방식의 투자가 어떤 것인지 스스로 알 수 있도록 한 다음, 저축을 정해진 액수로 펀드에 할 수 있도록 유도하며 총 저축 액수가 얼마인지 알려주고 다른 사람들의 평균 저축액 (or 월평균 펀드에 넣는 액수)를 표시해주면 좋을 것 같다. 일정 수익률과 일정 액수가 되면, 환매를 고려하고 다른 추천 펀드로 갈아타보라고 알려주는 시스템도 괜찮을 것이다. 은행과 종금사가 최근 웹사이트, 모바일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데 다음으로 가야할 방향은 이런 게 아닌가 싶다. 몇 가지 아이디어가 더 떠오르지만, 책 이야기랑 너무 멀어져서.
아쉽긴 하지만 재미있는 책이긴 하다. 사례들이 흥미로운 것은 분명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를 알수 있긴하다. 그러나, 책을 본 사람들이 재미있는 사례빼고 무엇을 얻어갈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책을 보면서 봤던, 몇 가지 재미있는 사례를 옮겨본다.
체중을 늘리기에 특히 좋은 방법 한 가지는 바로 다른 이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는 것이다. 평균적으로, 사람들은 누군가와 함께 식사를 할 경우, 혼자 먹을 때보다 약 35%를 더 먹는다. 네 명이 함께 식사할 경우에는 75%를 더 먹으며, 일곱 명 이상이 함께 식사할 때는 96%를 더 먹는다.
원싱크(2006)는 또 다른 기발한 실험에서 참가자들에게 캠벨사의 토마토 수프가 담긴 커다란 그릇 앞에 앉아서 원하는
만큼 먹으라고 요청했다. 피실험자들에게 알리지 않았지만, 사실 그 수프 그릇들은 바닥이 없이 테이블 밑에 설치된 기계와 연결되어
자동으로 리필이 되도록 고안되어 있었다. 아무리 먹어도 그릇이 비지 않았던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실험이 끝날 때까지 자신이
엄청난 양을 먹고 있음을 깨닫지 못한채 계속 수프를 먹었다. 제공되는 음식의 양이 많으면 많이 먹을 수 밖에 없다. 커다란
접시나 커다란 팩 등은 일종의 선택 설계로서 주요한 넛지의 역할을 한다.
미네소타 주 관리들이 조세법 이행과 관련하여 실질적인 실험을 수행한 결과, 커다란 행동 변화가 발견되었다 Fung and O'Roukre(2000). 그들은 납세자들이 네 개의 집단으로 나눠 각 집단에게 서로 다른 종류의 정보를 제공했다.
1. 첫번째 집단에게는 시민의 세금이 교육 치안, 화재 예방등의 좋은 일에 쓰인다는 정보
2. 두번째 집단에게는 조세 정책에 순응하지 않을 경우 처벌을 받게 될 거라는 정보로 위협
3. 세번째 집단에게는 세금 용지 작성 방법을 확실히 모르거나 헛갈릴 경우 도움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줌
4. 네번째 집단에게는 이미 미네소타 주민들의 90% 이상이 세법상의 의무를 이행했다는 정보
이 네가지의 개입조치 가운데 조세법 이행에 현저한 영향을 미친 것은 한 가지 뿐이었는데, 그것은 바로 마지막 네 번째 조치였다. 일부 납세자들의 경우, 조세법 이행률이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는 잘못된 인식 때문에 법을 어길 확률이 더욱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잘못된 인식은 주로 언론매체나 다른 탈세자들에게 나오는 것이었다. 실절직인 세법 이행률이 높다는 정보가 주어지면 탈세율은 낮아진다.
1. 첫번째 집단에게는 시민의 세금이 교육 치안, 화재 예방등의 좋은 일에 쓰인다는 정보
2. 두번째 집단에게는 조세 정책에 순응하지 않을 경우 처벌을 받게 될 거라는 정보로 위협
3. 세번째 집단에게는 세금 용지 작성 방법을 확실히 모르거나 헛갈릴 경우 도움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줌
4. 네번째 집단에게는 이미 미네소타 주민들의 90% 이상이 세법상의 의무를 이행했다는 정보
이 네가지의 개입조치 가운데 조세법 이행에 현저한 영향을 미친 것은 한 가지 뿐이었는데, 그것은 바로 마지막 네 번째 조치였다. 일부 납세자들의 경우, 조세법 이행률이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는 잘못된 인식 때문에 법을 어길 확률이 더욱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잘못된 인식은 주로 언론매체나 다른 탈세자들에게 나오는 것이었다. 실절직인 세법 이행률이 높다는 정보가 주어지면 탈세율은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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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사리 의견에 절대 동감 -_-)b
나도 서점에서 대충 읽었는데, 차라리 비슷한 [설득의 심리학]이나 [인간 조종법]이나 [행동 경제학]쪽이 더 분류는 깔끔해서 좋았던 것 같아. 이건 '사람들이 관심있어 하는' '예제' 중심이어서 좀 구성이 어수선한 감이 있었던 듯.
으응. 나도 꼬제 말에 다 공감.
인간 조종법은 책 제목이 너무 이상해서 -_- 안봤는데 이런 쪽의 책이었구나
저는 일단 한글 번역이 좀 이상해서...후반부로 갈수록 흥미도도 좀 떨어지고. 베스트셀러이긴 한데, 과연 끝까지 다 읽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가 궁금했어요. 그래도 경제학에서 비이성적이라고도 보일 수 있는 요소들을 하나하나씩 살펴가면서 그동안 다소 중요시 여기지 않아왔던 정책 실행 방법에 대한 논의와 바꿀 수 있는 사례들을 보여준 건 무시할 수 없는 장점 인 것 같아요 ㅋ
한글 번역 ㅎㅎ 그랬군.
그래도 꾸준히 베스트셀러에 올라와있는게 신기하던데 - -a
그 장점은 나도 인정. 그러나 미쿡의 사례에 집중되어있어서 미쿡 실정을 잘 모르는 사람은 좀 어렵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