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배운건 이거였던 듯

내가 배운건 이거였던 듯


나는 국사 교과서를 정말 좋아했고, 국사라는 과목을 좋아했다. 줄이 있는 토기에서 민무늬 토기로 발전하는 것이 신기했고, 화려한 청자에서 백자로 바뀌는 것이 신기했다. 전쟁을 시점으로 문화가 바뀌는 것이 신기했고, 그에 따라서 사람들의 생활이 바뀌는 것이 신기했다. 근데 일본의 교과서 수정 문제, 우리나라의 근현대사 교과서 수정문제를 보고 있으면, 재미있게 배운 국사 교과서가 매우 더러워지는 느낌이다. 마치 번역자가 마음대로 바꿔버린 멋진 소설을 본 느낌이라고 할까.

방금까지 SBS 에서 하던 근현대사 교과서 수정논란에 대한 프로그램을 보았다. 그리고 보다가 리모콘을 던져버렸다. 역사가 이렇게 힘으로 왜곡한다고 왜곡되는 것인가? 당신네들은 그럼 일본이 독도가 일본땅이라고 우기고, 동해가 일본해라고 우기는 것과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 맞냐? 결국 비슷한 녀석들인 것 아닌가 라는 생각.

일단 이슈가 된 부분에 대해서 내가 아는 근현대사를 아주 간략히 적어본다. 광복이후 분단에 대해서는, 내가 배운 역사는 이렇다.

김구 선생이 남북이 하나된 정부를 만드려고 노력했으나 이루어지지 않자, 많은 지도자들이 5.10 총선거에 불참하고 이틈을 타서 정권을 잡은 사람이 초대 대통령인 하버드 석사, 프린스턴 박사인 이승만이다.
미국물 먹은 학위, 미국물 먹은 사람을 좋아하는건 예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하지

박정희는 분명히 경제성장을 이루었지만, 그의 강력한 드라이브에 의해 피해를 본 사람은 분명히 존재한다. 전태일 같은 경우를 잊자는 말인가. 교과서에는 경제성장에 대해서 무시하지 않는다. 한강의 기적이라고 표시하고 있으나, 그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 동안 무시되었던 부분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언급하고 있을 뿐이다.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은 경제성장률하고 소득이 같이 올랐으니까 상관없다더라. 그래. 양극화는 너네 말대로 트렌드니까

북한과 소련에 대해서 교과서에서 아무리 잘 써준다고 해도, 현재 국민은 북한과 소련이 실패한 정치, 경제 체제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 대다수 알고 있다.
북한이 직업선택의 자유가 있고, 김일성 대학에 가는 것에 대해서 희망적으로 써있다고 해서 그걸 하고 싶어하는 남한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을 신지호 의원도 알고 있을 것이며, 이것에 대해서 태클 걸 이유가 별로 없다.

첫번째, 첫 주제부터가 이상했다. 근현대사 교과서 수정논란을 지금 할 필요가 있느냐. 라는 질문이었는데, 근현대사 교과서 수정을 반대하는 입장에서 전혀 득이 될수가 없는 질문이고, 답을 할 수 없는 질문이다. 왜냐하면 교과서 수정논란이 지금 필요없다고 말할 수 있는 논지는 별로 없다. 역사에 대해서 새로운 시각, 새로운 발견이 있으면 항상 받아드릴 준비가 교과서 입장에서는 있어야 하며, 이것에 대해서 반론한 여지가 별로 없는 질문으로 시작했으며, 이 질문의 대부분을 그냥 친이승만 쪽의 이야기를 듣는데만 사용했다.

두번째, 편향된 진행. 김한종 교수가 답변하는 것에 대해서는 너무 세부적으로 들어가지 말라고 하면서 말을 잘라버릴 때가 많고,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이 말하는 것은 책을 읽어도 둔다. 크리틱을 하고, 크리틱을 당하는 입장에 서보면 알겠지만, 크리틱을 하는 쪽이 항상 쉽다. 몇백 페이지가 넘는 교과서에서 정말 일부분을 발췌해서 읽으면서 역사 왜곡이라고 말하는 건 도대체 어느 사회과학에서 통하는 논리일까. 그리고 이걸 그냥 가만히 두는 SBS 측의 진행은 무슨 의도일까.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은 이 프로그램에서 이런 진행을 한두번 한 것이 아니다.

세번째, 쓸떼 없는 대립각.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해서인지 몰라도, 현재 역사 교과서는 박정희 시대에 있었던 경제성장에 대해서 완전히 무시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프로그램에서는 소개 영상물로 마치 경제 성장을 주도한 사람이냐 vs 헌법위의 대통령이냐 둘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처럼 다루었다. 경제 성장을 주도한 사람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경제성장의 역사가 완전히 올바르고 바람직한 성장 케이스였던 것은 아니지 않는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생각의 뿌리 조차를 없애버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듯 하다.

또한 이명희 교수는 현재 근현대사를 한국에서 공부한 사람들을 한꺼번에 싸잡아서 1980년대에 공부를 한 사람은 어쩔수 없이 그럴 수 밖에 없다는 투로.. 이야기하고 수정논란이 한두번 된 것이 아닌데, 좌파에 가까운 사람들이 계속 득세하다 보니 이제서야 조금 힘이 모여 수면위로 올라왔다는 듯이 이야기했다. 이것 또한 1980년대에 공부를 했으니까 어쩔 수 없다는 식의 잘못된 전제를 하나 깔아놓고 시작하니 머가 이야기가 되냐.

전반적으로 프로그램을 봤을때, 정말 너네 이러고 싶냐. 라는 생각이 든다.
이승만 정권이 찬스를 잡아 만들어져서 친일파에 둘러쌓여서 굴러간 정권이 아닌 척 하고 싶은 것이냐. 박정희 시대에는 열심히 경제 성장만 이룬 것처럼 묘사하고 싶은 것이냐. 정말 미국을 조금이나마 침략국으로 묘사한 부분에 있어서는 미국 눈치 봐가면서 다 삭제 하고 싶은 것이냐.

정말 저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의 생각은 이럴까?
국회의원 당선 리스트를 보면 줄줄이 서울대 출신들인데, 그 똑똑하다는 서울대 출신들이 정말 이런 시각만을 가지고 이렇게 역사를 정치적으로 왜곡하고 싶은 것일까.
 디펜스한다고 나온 민주당 의원 역시 무언가 딜을 하려는 자세를 취한 것이지, 별로 역사를 디펜스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보였다. 그래서 민주당이 지금 한나라당에 대해서 불만이 이렇게 많은데도 인기를 제대로 못끌고 있는 이유겠지.

지식인 흥미 진진한 김구 선생과 이승만 선생의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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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9월 27일 11:09 2008년 09월 27일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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