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베 미유키 "레벨 7"
게임 이코를 통해서 이미 게임과 인연이 있는 미야베 미유키가 "레벨 7"이라는 이름으로 책을 내놓았다. 어떤 게임일까 궁금해지는 그런 제목.
이 책에는 두 가지 흐름의 사람들이 있다. 일단 남편을 잃고 보험회사에서 이야기할 사람이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야기를 해주고 친구가 되어주는 업무를 맡고 있는 에쓰코. 그리고 이야기 상대를 찾기 위해 전화를 했다가 에쓰코와 친구가 된 마사오가 하나의 이야기를 만든다. 어렸을 적 상처를 가지고 있는 미소녀 마사오는 에쓰코와 전화상담을 하다, 결국 오프라인 친구로까지 발전한다. 그러나 어느 날부터 연락이 뜸해지고, 사라진다. 에쓰코는 걱정을 하지만, 마사오의 친어머니는 천하 태평이다. 그리고 사라진 마사오의 일기장 마지막엔.. '내일 레벨 7까지 가 본다. 돌아올 수 없을까?" 라는 알 수 없는 말이 적혀 있다.
이 이야기와 또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두 사람이 있다.
갑자기 침대에 일어나 보니 자신들의 기억을 모두 잃어버린 두 남녀, 둘은 같은 침대에서 누워있지만 자신의 과거에 대한 기억을 전혀 회상해내지 못한다. 그 방에 있는 것은 거액의 돈, 권총, 그리고 완전히 새롭게 준비해놓은 옷과 세면도구들. 절차적 기억은 살아 있기 때문에 행동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으나, 자신들의 과거를 기억하지 못한 채 총을 발견하자 혼란에 빠진다. 이 방이 어디인지도 모르고, 방에서 나가기도 어렵다.
미야베 미유키는 "레벨 7"에서 저 두 그룹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각각 진행한다. 소설 마지막이 될 때까지 저 사람들은 만나지 않으며, 저 사람들의 접점이 되는 사람은 상권이 끝나야지만 알 수 있다. 이렇게 한 사건에 두 가지 다른 피해자들을 교묘하게 합쳐 이야기를 진행한다는 측면에서 이 소설은 분명히 재미있는 소설이다. 그러나, 하권에서 기억을 잃었던 유지가 남겼던 단서를 독백하는 과정을 통해서 상권을 읽으면서 가지게 되는 궁금증의 대부분을 해소해버리는 것은 조금 아쉬운 일이다. 물론 그 부분까지 궁금증을 모두 해소했다고 하더라도, 끝의 이야기 전개는 흥미 진진하다.
책은 재미있긴 하지만, 미야베 미유키 레벨에서 잘 쓴 소설은 아닌 듯.
레벨 7까지는 안되고 한 레벨 4.5 정도 되는 듯 하다. -_-a
PS.책의 큰 스토리와 상관 없지만, 에스코의 남편, 도시유키는 과로사로 죽었다. 이 책은 여자친구님이 삼**자 도서관에서 빌려오셔서 봤는데, 그 과로 사로 죽은 설명에 대한 부분이 접혀있는 것을 보고, 앞에 읽은 사람도 이걸 보며 분노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에스코의 남편, 도시유키의 죽음 p. 66
도시유키는 정확히 말하면 '쓰러진' 것이 아니다. 일하는 도중, 제도대-앞에서 일어나려고 하다가 일어나지 못하고 주저 앉아 그대로 일어날 수 없게 되었다.
에쓰코는 생각한다. 대체 한 인간이 일어설 수 없게 될 때까지 지치도록 일해야 하는 법 따위가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가. 한 인간을 그렇게까지 일하게 할 권리가 누구에게 있다는 말인가.
죽은 날 밤, 도시유키가 철야로 일을 정리하던 이유는 다음다음날인 12일부터 회사 전체가 열흘간 여름휴가에 들어가기 때문이었다. 휴가를 받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이 규칙이다. 그러나 그동안에 밀리는 일을 누군가 대신 떠맡아 줄 리가 없다. 사실을 말하자면 도시유키는 여름 휴가를 받아야 했기 때문에 죽었다.
에스코와 잇시키의 대화 p.161
외로울 때만 이곳에 의자히는 사람들은 자기에게 개입하는 것을 싫어합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쪽에서 파고들려하면 그 순간에 우리는 상대에게 필요 없는 존재가 되어 버립니다. 시간차는 있겠지만 늦든 빠르든 상대는 우리를 멀리하고 싶어 하겠지요. 왜냐하면 그렇지 않습니까?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 상대라면 딱히 우리를 불러내지 않아도 주위에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들은 그런 상대와 언제나 뭔가를 받을 뿐만 아니라 해 주기도 하지 않으면 유지되지 않는 관계를 갖는 게 귀찮으니까, 우리 같은 유사 친구를 고른 사람들입니다. .... 원래 전화라는 기계는 제멋대로의 상징입니다. 이쪽 편의대로 상대의 생활에 끼어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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