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 - 6점
마크 해던 지음, 유은영 옮김/문학수첩리틀북스

가장 독창적인 소설! 단연 최고 중 최고!라는 커버를 보고 선택한 책.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은 자페증을 앓고 있는 주인공 크리스토퍼가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소설 속의 소설이다. 어느 날 갑자기 자기 앞 집의 강아지가 살해당한 사건이 발생하고, 자폐증인 크리스토퍼는 죽은 강아지를 안고 있다가, 용의범으로 몰린다. 자신의 몸을 만지는 것을 싫어하는 크리스토퍼는 자신을 잡으려고 한 경찰을 때리고 그때부터 사건의 시작. 크리스토퍼는 앞집 강아지를 누가 죽였는지 찾아내려고 한다. 이 책에서 가장 독창적인 면은 크리스토퍼가 상당히 신기한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다. 자폐증을 가지고 있으나, 크리스토퍼의 머리는 상당히 빠르고 복잡하게 움직이고 있다. 자기가 본 것을 모두 기억할 수 있고, 그 본 것들을 마치 스타크래프트 리플레이를 다시 보는 것처럼 볼 수 있다. 또한 숫자에 대한 탁월한 감각을 가지고 있고, 지나칠정도로 주변 사물에 대해서 인지하고 자신이 세운 논리에 벗어난 것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못한다. 전반적인 의사 결정에 대해서 감정적인 평가는 전혀 내리지 못한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이 하루 종일 한 것에 대해서 기억하지 못할 뿐더러, 주위로 스처간 사람들에 대해서도 기억하지 못한다.  

자폐증 환자이지만, 다른 측면에서는 수학 천재인 주인공 크리스토퍼는 타인을 대할 때 상당히 색다른 반응을 보이고, 세상에 대해서 재미있는 질문들을 던진다. 또한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지극히 논리적인 생각만 한다. 나는 이런 면에서 크리스토퍼가 마음에 들었다. 나는 예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지만, 쓸모 없는 것에 대해서 상당히 증오한다. 쓸모 없다, 있다에 대한 판다는 조금 어렵겠지만, 감정적인 것은 보통 현실적인 '쓸모'라는 측면에서 없는 편에 속한다. 책에서 나오는 가장 극적인 상황을 예를 들면, 크리스토퍼는 자기 엄마가 바람이 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화가 나거나 기분이 나쁘냐고 누가 물어보자 크리스토퍼는 그냥 현재 자기가 기분이 나쁘다고 해서 달라질 문제도 아니고, 그래서 바뀌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전혀 생각이 없다고 말한다. 이런 사고 방식은 어떻게 보면, 그냥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중심을 잡기 위해서 주로 이렇게 많이 생각해왔고, 크리스토퍼는 이런 면에서 참 좋았고,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나와는 다른 사고 방식을, 사고 방식 뿐만 아니라 완전히 다른 시각을 가진 사람을 볼 수 있다는 면에서 이 책은 재미있는 책이다. 일상의 평범한 삶을 장애아의 시선을 통해서 약간은 좀 어렵게 풀어놓은 이야기. 수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좋을 만한 추천도서이며, 그렇지 않더라도 그럭저럭 괜찮다.

나는 내가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 왜냐하면 나는 혼자 힘으로 런던까지 갔고, 누가 웰링턴을 죽였는가라는 미스터리를 풀었으며, 엄마의 집을 찾아냈고 게다가 용감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책까지 썼다. 그말은 내가 뭐든지 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나는 소수가 인생과 같다고 생각한다. 소수들은 매우 논리적이지만, 당신이 한평생 생각하더라도 소수가 만들어지는 규칙은 절대 알아낼 수 없다.


PS. 내가 고등학교때 읽었던 고시바 젠이찌로의 '수학서유기'를 재미있게 읽었던 사람이라면, 이 책 또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PS2. 내가 경험한 것들을 모두 기억하는 것은 나에게 오히려 독이 될 가능성이 많다. 또한 내가 하는 행동들에 대한 모든 이유를 알며, 내가 하는 행동에 대해서 다음에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논리적으로 파악해야 한다면, 나는 아마 제대로 출근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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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06월 23일 19:58 2008년 06월 23일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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