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타일 - ![]() 백영옥 지음/위즈덤하우스 |
Sex and the City 를 생각나게 하는 한국 소설, 스타일
세계 일보의 세계 문학상을 처음 보고, 무언가 Universal 한 단체가 주는 상인 줄 착각하고 책을 구입한 적이 있다. 그 소설이 바로 박현욱의 "아내가 결혼했다"였고, 책은 사실 그냥 그랬다. 이번에 다시 읽은 제 4회 세계 문학상 수상작, 스타일.
남자보다 쇼핑이 좋은 여자, 샤넬 향수와 마놀로 블라닉 슈즈를 욕망하는 여자, 44 사이즈를 갈구하는 55 사이즈의 여자 라고 소개된 패션지 8년차 기자 이서정이 이 책의 주인공이다. 주인공 이서정은 자신에게 맞지 않는 에디 슬리먼의 스키니진 체험기를 써야 하며, 까다롭다고 소문난 여배우를 취재하기도 해야 했다. 또한 잡지에 많이 나오는 레스토랑 소개글도 써야했으며, 레스토랑에 대한 날카로운 비평을 날려주고 오프라인으로는 알 수 없는 기고가인 닥터 레스토랑을 인터뷰 해야 하기도 했다.
이 많은 일들을 하면서 그녀 앞에는 두 명의 남자가 어른거렸고, 그와 함께 그녀 옆에는 항상 그녀의 어두운 과거가 존재하였다.
백영옥이라는 작가를 처음 만나는 소설이니, 작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글이 좋아서 인터넷 서점 북에디터로 일하다가, 패션지, 카피라이터 일들을 했다. 이 책의 주인공 이서정이 겪는 온갖 해프닝들이 번잡스럽지만, 재미있고 산뜻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분명 작가의 충분한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일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다. 여자들이 가지고 있는 소품이나 옷, 구두의 상표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지만, 그것들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보면서 루이비통 '스피디백' '고야드백' 마크 제이콥스의 웨지힐.. 등등의 상표를 보고 등장인물들을 상상할 수 있으면 더 재미있을 것이며, 잘 알지 못하는 나로써도 그런 세부적인 것들이 써있으므로써 좀 더 현재 상황들이 살아 있는 느낌이 들었다.
또한 이렇게 살아있는 소품들 외에도 주위의 코믹한 인물들도 많다. 이름이 '기자'인 씨니컬한 여자 기자 선배와 까다롭지만 마음씨 좋은 편집장, 돈이 없어 허덕이는 동료, 광고계에 잘나가는 인물이자 룸메이트, 그리고 가장 절친한 친구, 등등 책에는 요소요소 재미있는 인물들과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쏟아넣었다. 책의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으며, 나는 잡지에 대해서, 잡지를 만드는 사람들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정말 경험한 것과 같은 느낌, 그리고 정말 있었던 일일 것 같은 현실감을 주는 즐거운 에피소드들이 이 책의 별미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재미있는 에피소드, 즐거운 이야기, 수다스러운 느낌은 다 좋지만 전반적인 퀄리티의 문제이다. 갑자기 과거 회상과 연결되면서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는 상관없지만, 앞에서 숨어있는 단서라도 줘서 나중에 보고, 아 이게 앞에 이야기가 그말이였구나. 라는 느낌을 줬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 또한 이런 활기찬 인물에게 꼭 비극적인 사건을 넣어서 무언가 대립시키는 구조로 만들었어야 하는 것도 조금 불만이다. 사실 전체 스토리에서 이서정이 가지고 있는 과거가 영향을 주는 것은 거의 없다. 이서정은 과거에 그런 일을 겪지 않았어도 현재 이렇게 살고 있었을 것이며, 소설책에서 나오는 감정을 갖았을 것이다. 비극적인 사건을 넣어서 가족들과 연결하였지만, 사실 그 이야기는 넌 왜 나오니! 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이다.
나는 소설에 통속적이다, 상업적이다 라는 비판을 하지 않는다. 나는 글에서 느껴지는 재미가 좋다. 이 책은 충분히 즐거운 책이다. 나는 버스와 지하철을 왔다갔다 하는 동안 책을 다 보고 책을 추천해주신 여자친구님께 "잘!썼!다" 라는 문자를 날렸다.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재미있었으며, 이야기가 허무맹랑해서 여성을 위한 판타지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재미있고 짜임새 있어서 칭찬으로 하는 말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섹스앤더시티, 싱글즈, 싱글즈의 원작 29세의 크리스마스, 정이현의 달콤한 나의도시가 마음에 들었다면, 이 책을 읽어도 좋을 듯 하다.
쿨한 편집장에 대해서
21세기 편집장은 에디터가 아니라 마케터가 되어야 합니다!" 이건 새로 부임한 사장이 늘 주장하는 바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잡지 만드는 일에만 집중했다. 세상에 편집장들은 많다. 하지만 내가 그녀를 정말 좋아하는 이유는 그녀에겐 분명한 원칙이 있기 때문이다. 원칙을 지키기 어려운 세상에선 이런 여자가 눈부시게 빛날 수 밖에 없다.
연애에 대해서
내가 잡지에 무수히 써댄 연애칼럼 속엔 이런 말이 등장한다. 남자와 여자 사이엔 분명한 역학관계가 존재한다. 그것이 연애든 비지니스든 언제나 갑과 을이 생기게 마련이다. 타고난 싸움꾼인 남자들은 룰을 정하고 승자와 패자가 확실히 갈리는 게임을 즐긴다. 타고난 협상가인 여자들은 그 룰을 수정하고 서로 관계 맺길 즐긴다. 비지니스에서 여자들이 종종 남자들에게 패배하는 것은 룰을 무시하고 그것을 자신의 방식대로 수정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원하는 남자의 조건
내가 원하는 건 대잔한 조건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정상인의 상식을 가진 건강한 남자일 뿐이니까
* 관련 링크
백영옥 인터뷰 소설, 통속적이고 재미있으면 안 되나요?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지하철 탔을 때 누가 읽고 있길래 표지 보고 또 그냥 그저 그런 소설이구나~ 했는데, 생각보다는 괜찮을 지도 모르겠구나-_-)a
옹 나도 서점에서 보고 그냥 그런 소설인가보다 했거든~
빌려봤는데 굿+_+
회사 도서관에서 읽을 책이 없어서
예전에 이 책에 대한 리뷰를 보고 '와, (지금이 아닌) 언젠가 봐야 할 책.'이라 점찍어둔 책인데- 다시 리뷰를 보게 되네요. 처음 본 리뷰를 보고 떠올렸던 이미지와는 약간 다른 책 같지만 그래도 잘쓴 책일 것 같습니다.
아... 저도 '1억 고료의 세계문학상'이라고 하길래 어떠한 universal한 곳에서 주는 건가 했는데 상 이름이 세계문학상이며 세계일보에서 주는 건가요. ^^;
세계 문학상은 확실히 네이밍이 좀 낚시인듯 ㅎㅎ
이 소설 완전 구린데 ㅠ_ㅠ
일단 작가가 섹스앤더시티 너무 많이 본 듯하고, 어줍잖게 정이현 좀 흉내내려다가, 고대소설처럼 인과관계 하나도 없는 이상한 남정네들 몇몇 튀어나오고, 할리퀸보다 더 어이없었음
ㅎㅎ 이거 좀 개인차가 있을 수 있는데.
일단 정이현을 흉내냈다는 것에 반대. 정이현이 기존 한국 문학의 약간 현대적인 느낌과 소재를 보여주었다면, 백영옥은 이것이 좋은 방향인지는 알수 없으나 아예 다른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여자친구님과 제가 둘다 여기에 찬사를 보내는 이유는 마치 미국야구 마이너리스에서 숨어 있는 유망주를 찾은 느낌이랄까. 수다스러운, 정리가 안된 내용을 보여줬을지라도,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고 재미있는 내용을 적을 수 있는 것은 분명 작가가 큰 포텐셜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또한 일본 소설을 엄청나게 읽으면서 아쉬웠던건, 지명과 그들의 문화, 그들의 문화에서만 알 수 있는 감성들을 나는 공감할 수 없었던 것이었죠. 근데 이런 작가들이 무슨 바람을 타고서든 조금이나마 앞에 나와서 한국인이 느낄 수 있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을 써준다면 어쨌든 한표를 던질 것 같고, 책을 구입해줄 것 같아요.
물론 이런 이유가 아니라도 책이 재미있기도 했고, 게다가 자신의 책과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는 쿨한 사람을 인터뷰를 통해서 봤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ㅎㅎ
줄거리만 보면 ㅎㅎ 남자들이 갑작스럽게 튀어나오는 게.. 쫌 그럴 수 있는데요.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긴장감이나 상황에 대한 풍부한 묘사 이런 게 좋아요.
소재도 신선하고^-^
하하 ~
한국판 쇼파홀릭 분위긴가용?? +_+
쇼파홀릭까지는 아니고 패션지 기자의 취재와 연애 이야기정도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