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전략가입니까 - 10점
신시아 A. 몽고메리 지음, 이현주 옮김/리더스북

 이 책을 추천받아서 읽기 전엔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유명한 수업을 옮겨놨다고 하지만, “전략"이라는 것은 중요하면서도 “실행"이라는 것과 거리가 멀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전 회사에서 매년 언급되는 회사의 비전, 회사의 중점 프로젝트를 보면서 뻔한 부분은 뻔하고, 왜 저런 말을 하는지 이해 안될 때가 많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그 전략을 이해하고 업무를 해야 할 정도로 회사에서 위치가 높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겠다.

 전략에 대해서 위와 같이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당신은 전략가입니까” 라는 제목의 책에 당연히 호의를 가지고 책을 보지 않았다. 장애가 나서 밤샘을 하는데 기다리는 동안 옆에 책이 놓여져 있어서 책을 펴서 편안한 자세로 보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 내가 열심히 보고 있더라.

p.32 수업의 시작,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십은 무엇인가?
“일단 전략이 대단히 훌륭하다면 전략가는 조직이 여기서 저기로 옮겨가는 엄청난 실행상의 과제를 어떻게 이행할지, 그 과정에서 조직이 축적하는 학습내용을 어떻게 이용할지 걱정할 필요가 없어진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전략이 목적이나 해결책이 아니라는 사실을 잊고 말았다. 전략은 해결되고 조정되어야 할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여정이다. … 훌륭한 전략은 결코 확정된 것이 아니다. 서명과 봉인 후에 전달되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신중하게 고안해내고 아무리 잘 실행한다 해도 리더가 전략을 하나의 완성된 상품으로 생각한다면 기업에서 실행되는 전략은 대부분 실패하고 말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인 사례는 첫 사례인 매스코의 이야기이다.

- 수도꼭지, 부엌 및 욕실 수납장, 좌물쇠와 건축용 철물등 다양한 가정 용품을 파는 회사
- 1986년, 11억 5천만 달러 규모의 매출 / 20억 달러의 잉여 현금 흐름 발생 예정
- 월가에서 ‘일상의 장인' 이라는 별명을 얻은 회사
- 브랜드 인지도가 있는 회사도 없고, 광고도 없으며, 영업 사원 훈련이 잘 되어있지 않은 수도꼭지 산업에 진출하여 새 바람을 가져옴
- 손잡이 한 개로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이 모두 작동되는 수도꼭지를 만듦
- 제조 / 유통 / 마케팅 모든 부분에 혁신

 잉여 현금흐름을 가지고 내구소모재 부분의 P&G 가 되겠다면서 가구 산업을 신사업으로 설정한다. 가구 업계는 수도꼭지 업계와 아주 유사한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다.

- 가구 제조 업체는 2500곳 / 판매의 80%가 400개 업체에서만 이루어짐 / 대부분 영세한 업체
- 브랜드 인지도도 거의 형성 되어있지 않음
- 고객들은 가구에 대해서 알지 못했고, 알고 싶은 마음도 없음

p.46 전략적 사고능력 테스트, 당신은 전략가인가?
이쯤에서 EOP 수업을 듣는 경영자들에게 가구사업에 뛰어들 것인가의 여부를 물어보면 대부분 큰 소리로 ‘예스'라고 답한다. 그들은 그러한 문제들 때문에 위협받는 게 아니라 반대로 힘을 얻는다. 실제로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도전이 있는 곳에 기회가 있잖아요.”
그들은 그것이 쉬운 사업이었다면 이미 다른 기업이 기회를 잡았을 거라 말한다. … 또한 그들은 가구산업이 매스코가 진출하기 이전의 수도꼭지 산업과 매우 흡사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는 매스코의 제조기술, 마케팅 요령, 철저한 관리 능력에 제대로 어울리는 기회이다. 또한 매스코가 분열되고 세련되지 못하며 혼란스러운 산업에 자금과 세련됨, 규율을 안겨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지금의 회사에서 신규 사업 방향을 정하면서 계속 고민하는 문제이다. 우리의 가지고 있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서 대기업이 차지 하지 않고 있는 시장을 찾는 일. 물론 매스코가 가구 시장에 들어가는 것과는 규모가 다르지만, 그래도 유사한 과정의 고민.  

그래서 결국 매스코는 가구 산업에 진출한다. 매스코는 다음과 같은 액션을 한다.

- 고가브랜드인 헨리던을 3억 달러 / 중가브랜드인 드렉셀 헤리티지를 2억 7500만 달러 / 중저가 브랜드인 렉싱턴 퍼니처를 2억 5천만달러에 인수
- 세 업체의 매출을 다 합쳐서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가구 업체가 됨
- 버설 퍼치너 리미티드라는 3개 대륙, 10개국에서 제조활동을 하는 저가 브랜드를 5억 달러에 인수
- 조립식 개념을 도입하여, 저비용 국가에서 부품을 제조해서 미국으로 옮긴 후 조립
- 새로운 마케팅 프로그램에도 투자

p.49 당신은 전략가인가?
<월스트리트 트랜스크립트> 는 건축용 재료산업 부분 금상을 머누지언에게 수상하면서 그의 상상력과 선견지명, 전략에 대한 감각을 언급했다. “머누지언은 저성장의 성숙제품을 인수하여 그 상품군의 대표주자가 되었다. … 그가 최근에 인수한 상품은 가구 산업에 속해 있다. 그의 전략은 수도꼭지와 부엌수납장 산업에서 자신이 했던 방식을 그대로 가구산업에 적용하는 것이었다.”

성공한 것 같아 보였지만, 매스코는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 순이익은 30% 줄어들었고, 32년간 이어졌던 실적 상승은 끝났음
- 2년 뒤 가구 사업의 영업이억은 8천만 달러, 매출은 14억 달러를 기록 6% 영업마진
- 가구 사업에 진출하는 것보다 빠져나오는 것에 더 힘들었으며, 6억 5천만달러의 손실을 감수하고 매각

p.65 실패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행동 지향적인 경영자들은 자기 자신이 외부 요인에 의해 휘둘린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결정론이 아니라 자유의지를 믿으려는 것이다. 그들은 산업이 기업의 실적을 주도하거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사전 대책을 강구하는 리더이자 경영의 힘을 믿는 그들은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것은 무시하거나 과소평가하는 반면,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주력하는 경향이 있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경영자 중 두 명인 퍼핏과 웰치는 그 사업이 속한 산업 조건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그들은 한 기업의 성공에서 상당 부분이 경영자가 통제할 수 없는 경쟁요인에 의해 좌우된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그 지식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한다. 자신이 이길 수 있는 경기장을 선택하고 그 경기장 안에서 경쟁요인을 거스르는 것이 아니라 그 요인과 함께 활동할 수 있도록 기업의 포지션을 신중히 확보하는 것이다.
 이런 충고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경영자들이 슈퍼-경영자의 신화를 믿는다. 실제로 그 믿음은 끝없이 강화되어 신입을 받을 정도다.
p.67 실패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때로는 가장 힘든 사업부분에서도 성공하는 계획이 존재한다. 어떤 기업은 대부분의 다른 기업들이 실패한 산업에서 큰 성공을 거둘 뿐만 아니라 그 산업의 기본적인 경쟁구도를 바꾸어놓는다. 그런 사례들은 비즈니스 서적과 언론에서 과도한 주목을 받게 되고, 경영자들은 언제나 재빨리 그 이야기를 화제로 삼는다. 이를테면 커피판매점 산업에서 성공한 스타벅스나 저가항공 부문에서 승리한 사우스웨스트항공사, 서커스 사업을 재창조한 태양의 서커스단, 심지어는 수도꼭지 사업에서 쿠데타를 일으킨 매스코도 여기에 해당된다. 그렇다. 그런 일은 분명히 생긴다.
하지만 이런 전략 중에 슈퍼-경영자 개인의 머릿속에서 불현듯 떠오른 것은 하나도 없다. 그 전략들은 관련된 업종과 그 업중에서 작동중인 제반조건을 깊이 이해한 결과물이었다.

 어려운 사업부분이었지만, 분명히 성공한 회사가 있다. 그 다음 챕터에 나오는 이케아이다. 이케아는 만년필, 시계, 액자 등등 거의 모든 상품을 취급하는 카달로그 통신판매 회사로 시작했고, 가구 판매가 잘 되자 가구에만 전념한다. 가구 분야 통신판매업이 경쟁이 치열해지자, 1953년 상품 전시장을 열고 1층에서는 가구를 전시하고, 2층에서는 커피와 빵을 무료로 제공한다. 그 이후, 이케아의 저가전략를 비판하는 스웨덴 가구상 연합회가 딴지를 걸어서 제조업체들에게 이케아에 대한 가구 공급 중단을 요구했고, 사업의 어려움을 겪는다. 이 때부터 해외에서 가구를 생산하기 시작한다. 이전 사례처럼 내용을 다 옮기지 않지만, 충분히 의미있는 내용들을 옮겨놓는다.

p.85 당신은 어떤 목적을 갖고 있는가?
“이케아는 대체로 돈이 없는 다수의 사람들에게 의지하기 때문에 그저 싸거나 조금 더 싼 게 아니라 아주 많이 싼 제품을 팔아야 합니다. … 사람들이 상품을 보자마자 헐값에 가깝게 판매되고 있음을 바로 알 수 있어야 합니다.”

p.87 당신은 어떤 목적을 갖고 있는가?
“새로이 나타난 문제가 아찔한 기회를 만들어주었습니다. 다른 업체는 살 수 있는 가구를 우리는 살 수 없게 되자 어쩔 수 없이 우리가 직접 디자인해야 했지요. 그리고 그것이 우리만의 스타일을 찾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배달작업을 확실히 완수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깨달으면서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열리게 된거죠.”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건, 단순히 이케아가 저가로 물건을 팔고, 오프라인 스토어를 운영하고, 미니멀리즘 가구가 하나의 문화처럼 작용했다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진짜 교훈은 여기서부터다.
p.92 우리는 남다른 ‘목적'을 갖고 있다.
 “우리는 concept 기업이다. … 이케아는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구매할 수 있을 정도의 낮은 가격에 디자인이 훌륭하고 기능성이 높은 다양한 가구 제품을 제공한다.”

 이런 발상은 많은 사람들에게 ‘더 나은 일상생활을 안겨주려는' 이케아의 목적에 부합된다. 캄프라드는 어쩌다 한번 이런 말을 한 게 아니었다. 그는 자주, 반복해서 그렇게 말했다. 글로도 쓰고 성명서와 팸플릿으로 찍어 직원들에게도 나누어주었다. 이런 생각은 모든 신입사원에게 주입되었고, 오늘날 이케아의 연차 보고서에도 등장한다.

 그렇다면 같은 가구산업에 진출한 매스코의 목적은 무엇이었는가? 사실 매스코에겐 목적이 없었다. 그들은 가구산업에 진출하면 일종의 규모의 이익을 얻게 될 것이고, 전문 경영기술과 능력이 턱없이 부족한 산업에 본때를 보여줄 수 있을 거란 희미한 신념만을 갖고 있었다. 반대로 이케아의 명료하고 강렬한 목적은 시장의 오래된 요구를 만족시켰고, 독특한 틈새시장을 만들어냈으며, 이케아의 고객들에게 크게 중요한 의미를 가졌다.

 나는 그 답이 목적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기업의 목적에서 퍼포먼스의 차이가 시작된다. 기업의 생존과 성공에 있어 그 기업의 존재이유는 무엇인지, 어떤 충족되지 않는 니즈를 채우려하는지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이는 전략가라면 가장 먼저 답해야 할 중요한 문제다.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 포지셔닝, 차별화, 부가가치, 심지어 기업효과까지, 기업 경영자들의 대화에 등장해온 전략의 모든 개념은 목적에서 비롯된다.

그 뒤에도 구찌, 브라이톤, 잉크포레스, 애플까지 사례가 줄줄이 등장한다. 사실 매스코와 이케아의 사례에서 가장 많은 것을 느꼈다. 아마 나도 매스코의 위치에 있을 때 현금을 들고 놀고 있느니,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자면서 가구 사업을 시작했을 것 같다. 그리고 나에게 없는 노하우를 가장 빠르게 채우기 위해서 돈으로 회사를 샀을 것 같기도 하다. (한숨)

이런 의사 결정을 내리지 않기 위해서, 힘들게 쌓은 공적을 한순간에 날려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책의 뒷 부분을 보시면 된다. 물론 다들 아는 내용들일지도 모른다. 덜 먹고 운동하면 살이 빠진다는 사실을 몰라서 다이어트를 못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 기본기는 멀리 있지 않다. 그래서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책은 말한다. 교과서 같은 뒷 부분은 책으로 보시라.

p.160 이제 스스로를 분석하라
 성공적인 전략가로 발전하려면 반드시 경험해봐야 한다. 기업의 특정한 목적과 씨름하고, 중요한 차별성을 찾아내고, 당신의 가치창출 시스템을 규정하고, 그 모든 것을 전략에 대한 명확한 진술로 담아내야 한다.
 그것을 효과적으로 시작하는 한 가지 방법이 있다. 바로 이 모든 것을 적는 것이다. 글로 적으면 생각에 짜임새가 생긴다. 그리고 자기 기업이 무엇을 하기 위해 존재하는지, 기업의 각 부분이 그런 시도에 어떻게 기여하는지를 신중하게 생각한 표현으로 규정하게 된다. 일단 글로 적고 나면 전체적으로 왜 일이 잘 되는지 또는 안 되는지, 어떤 요인으로 회사가 더 강해질 수 있는지를 분석할 수 있다.
 이는 이따금하는 연습이 아니다. 승리의 전략은 어느 날 오후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다가 갑자기 등장하거나 동료들과 함께 주말 수련회에 갔다가 불현듯 떠오르는 것이 아니다. 승리의 전략은 자신의 사업을 분석하고 생각해보고 그 과정의 각 단계를 모두 거쳐가면서 시간을 보낸 후에야 뚜렷해진다.

p.269 팀원과의 커뮤니케이션 속에 답이 있다
 드프리는 리더라면 기업에 활기를 제공하고 그것을 유지해야 한다고 줄곧 인정했다.
“그 활기라는 것은 직원들의 삶과 일이 서로 뒤엉켜 있다는 느낌이며, 인식 가능하고 합당한 목표를 전진시키는 것이다. 그런 활기는 기업이 무엇이 되어야 한다는 명료한 비전과 그 비전을 완수시켜주는 세심히 숙고된 전략, 조직 내의 모든 사람들이 계획을 달성하는 데 참여하고 공식적으로 책임질 수 있게 하는, 신중하게 구상되고 전달된 지시사항과 계획으로부터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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