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학개론

영상으로 본 이야기 | 2012년 04월 01일 02:56 | 익살


길에서 자꾸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이 들린다. 회사에서 사람들도 자꾸 흥얼 거리더라. 정신적으로 고등학교 때보다 더 불안했던 시기, 그 때 들었던 노래가 주는 기억 때문에 영화를 보러 갔다. 수지를 보러...(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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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가인 보다 수지를 더 좋아했지만, 이야기는 한가인 이야기에 더 마음이 쏠렸다.
영화를 보러 가기 전에 하도 페이스북에서 친구들이 수지, 수지, 수지 노래를 부르고 있길래 수지 쪽의 이야기가 기대가 컸다. 어렸을 시적, 영화에서의 이제훈-수지 같은 추억이 있다면, 당연히 너무나도 아름다운 기억일 것 같았다. 그래서 그 쪽으로 기대가 컸는데, 어쩐 일인지 영화를 보고 있으니 계속 엄태웅-한가인 이야기가 더 많이 마음이 갔다. 나이가 들어버린 걸까.

엇갈린 과정보다, 엇갈리고 난 다음 다시 만나는 게 더 뭉클했다.
어릴 적 엇갈리는 건, 엇갈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누군가 한 명에게 강한 용기 있는 20분이 없다면 말이지. 근데, 어릴 적 첫 눈이 오는 날 만나자고 했던 사람을 서른 다섯 살이 되어 다시 만나고,  그리고 이어지지 못할 만남이고...

2. 나한테는 울면서 떠올릴 사랑 이야기가 없나.
다들 영화 끝나고 누굴 떠올렸다? 라는 이야기가 많아서, 나도 뭔가 생각해보려고 했는데 별 생각이 없더라. 젊은 시절 사랑의 고통 때문에 울어본 적, 나도 있을 것 같은데 이제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아예 엄태웅이 한가인을 처음 만나서 어리둥절한 것처럼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나는 말하지 못한 사랑을 자기 보호 본능으로 지워버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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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건축학개론의 CDP
중학교 시절, 수지가 가지고 있던 CDP D-777 와 껌전지를 사려고 용산을 돌아다녔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가지고 있지 않은데, SONY D-777 를 보는 순간 정말 중학교 때 생각나더라.  거의 대부분의 CDP 가 3cm 가 넘는 두께를 가지고 있었던 시절, 2cm 가 안 되는 두께를 가지고 엄청난 소리를 내줬다. 물론 예쁘기도 ㅠ_ㅠ

4. OST. 참여한 사람 중에 어릴적 친구가 있다.
'기억의 습작' 과 옛날 노래들이 주목 받고 있지만, 다른 노래들도 좋았다. 특히 좋은 풍경과 함께 나오는 잔잔한 노래들이 좋더라. 끝나고 엔딩크레딧보면서 앉아있는데, flute 에 라채원 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어서 깜짝 놀랐다. 유치원 때 정말 친한 친구였고, 중학교 때까지 보다가 보지 못한지 10년이 넘었는데 이렇게 알게 되다니... 페이스북에서 찾아서 연락이라도 해봐야지, 싶었다.


덧글. 옛사랑이 돌아와서 뭔가 부탁할 수 있는 사업을 해야 하나?
덧글2. 전산학개론 이름으로는 이런 영화가 절대 안되겠지. -_-a
덧글3. 중학교 3학년때 좋아했던 여학생에게 제대로 말도 못붙여보고, 졸업할 때 전람회 3집을 선물로 줬던 기억이 나름 가까운 기억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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