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만의 시장경제 이야기 - 2점
마이클 워커 엮음, 김정호 옮김/자유기업원

‘7천만 시장 경제 이야기’에는 주로 소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여기서 말하는 소득은 흔히 말하는 밥벌이의 개념이 아니라 이론 적이다. 책 자체가 경제학의 이론을 설명하기 위해서 써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작가의 시각이 워낙 그런 듯 하다. 이 책에서 말하는 ‘소득’타인에게 제공한 서비스의 대가로 얻은 개인의 재산이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간단한 정의로 나와 있는데 지금부터 작가의 생각과 내 생각이 어떻게 다른 지 이야기해보겠다.

작가는 소득의 의미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 전 2개의 챕터에서 소득의 증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소득이 증가하려면, 다른 경제적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실질 생산량이 증가해야 하는 것이라 말한다.

이에 대한 대표적인 예로 영국과 미국의 이야기를 들었다. 노조는 노조 조합원들에게 하나의 그린벨트 역할을 한다. 임금 협상권을 가지고 회사와 대결(?)하여 자신들의 권리를 보호한다. 이러한 그린벨트 역할을 하는 노조가 있으면 다른 사람들보다 임금이 높을 것이라는 가정하에 영국과 미국의 경제 상황을 살펴 본다면, 노조 조직률이 40%인 영국과 노조 조직률이 20%인 미국은 당연히 영국이 우월해야 할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평균 임금 측면에서 미국이 영국보다 40%나 높은 결과를 보여서 정반대의 효과를 보인다.

또한 소득 증가의 4원천에 ‘숙련도의 증가, 자본의 증가, 기술 발전, 효율적 경제 조절’을 들었는데 이런 것은 너무 이론적이기도 하며,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 이런 이야기를 언급한 후에 소득은 타인에게 제공한 서비스의 대가에서 나온다고 하며, 독자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그러나, 책에서 든 예는 너무 편협하다. 영국과 미국 노동자의 예는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된다. 두 개의 국가는 세계 시장에서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고, 이에 따라 국가 사정도 매우 다르다. 맞는 예를 들려고 한다면, 미국 내에 있는 회사들 중에 노조가 있는 회사들 vs 노조가 없는 회사들의 평균 임금을 비교하는 것이 훨씬 좋았을 것이다(물론 양쪽 그룹의 총 매출을 맞추면서 말이다). 또한 이러한 당연한 이야기는 현재 시장에서 별로 도움이 되질 않는다. 책에서는 소득을 타인을 도와준 것에 대한 대가라고 정의하였는데, 결국 그럼 소득이라는 것은 타인에 의해서 측정된다는 이야기가 된다. 절대적인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기준에 따른 다는 것은 정말 무수한 변수가 있다. 물론 그 무수한 변수를 이야기할 수 없기 때문에 이렇게 ‘타인을 도와준 대가’라고 언급한 것이겠지만, 이러한 모습은 학교 교과서에서나 필요할 것처럼 보인다.

내가 생각하는 소득에 대한 풀이 단계는 다음과 같다. 소득의 원천은 생산이 맞다. 그러나 자유 경쟁 시대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으며, 그러한 경쟁을 부추기기 위해서, 즉 경제 번영을 위해서는 확고한 사유재산제, 통화의 안정성, 자유로운 시장 등이 필요하다. 이러한 것들이 바탕이 될 때 사람들은 사유재산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한 소득의 의미 중 ‘타인을 도와준 대가’ 라는 말에서 ‘타인’이라는 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내가 학교에서 공부하던 시절을 생각해보자. 학교에서 HCI 에 대해서 연구한다고 일요일 오전부터 나와있고, 나는 세상 거의 대부분이 HCI 라는 학문으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중요하며, 학교에서 학문으로 연구를 하던, 회사에서 제품을 위해서 연구를 하던 어느 쪽으로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생각하는 것으로 끝나면 되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내가 이렇게 공부해서 배운 HCI 라는 것을 학문 밖에 있는 사람들은 그게 왜 중요한지 모르며, 기껏 학문 전체 부분 중에 아주 작은 부분을 가지고 그것만 중요하다 라고 이야기한다면, 내가 나중에 연구를 계속 하던, 아니면 회사에서 열심히 제품을 만들던 나에게 돌아오는 소득은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이렇듯 내 소득이라는 것은 내가 숙련도가 얼마나 높은지, 기술이 얼마나 좋은지에 따라 다르지만, 그것을 평가하는 기준이 내가 보는 눈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보는 눈이라는 것이다.

경제학에서 숲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다는 책내용의 대부분을 읽으면서 나는 물음표만 머리 속에 남았다. 이게 과연 전체를 볼 수 있는 눈을 키워주는 내용인지 의문이 들더라. 초반에 비판적으로 보기 시작해서 그런지 몰라도 보면 끝까지 별로였던 책. 경영/경제학과 사람과 사용자를 바라보고 살아야 하는 사람과의 시각 차이일지도 모르겠다만 난 별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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